혼란 키우는 부동산 시세, 그래서 올랐다고? 내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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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 키우는 부동산 시세, 그래서 올랐다고? 내렸다고?

#서초구(0.00%), 강남구(0.01%), 강동구(0.08%), 송파구(0.10%), 마포구(0.06%), 용산구(0.08%) 낮은 상승률로 안정세 보임(KB국민은행리브온)

지난 16일 기준으로 부동산 통계 양 기관이 발표한 주간 부동산 시장 움직임이다. 한국감정원은 지난 2월 첫 주부터 강남 일대의 집값 하락했다고 발표했는데, KB국민은행은 이보다 한참 늦은 3월 셋째주부터 하락했다고 밝혔다.

 

어느 기관 집값 통계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한 걸까. 정부의 부동산 규제와 코로나19 사태로 주택 매수 심리가 빠르게 위축되면서, 집값 흐름이 어떻게 달라질지 관심이 높지만 통계 기관별 집값 수치가 달라 혼선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감정원 시세는 정부 공인 통계로 각종 부동산 정책에 활용되며, KB국민은행 시세는 은행 대출의 기준이 된다. 모두 공적 기능을 하는 지표지만, 기관별 시장 조사 결과가 엇갈린 경우가 많다. 서울 아파트값이 지난주(23일 기준) 한국감정원 조사로는 보합세를 보였지만, KB국민은행은 0.06% 올랐다고 발표했다. 분당 아파트값은 한국감정원 기준으로는 하락 0.08%나 하락했는데, KB국민은행에 따르면 0.01% 올라 여전히 상승세다.

이들 기관들의 통계가 다른 건 표본이 다르고 집계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한국감정원은 실거래가와 중개업소 조사 등을 통해 전문 조사자가 작성한다. KB국민은행은 회원 중개업소가 단말기에 올린 시세를 바탕으로 작성된다.

KB국민은행의 경우 국내에서 가장 먼저 부동산 통계를 집계해왔고, 주택 표본수가 감정원보다 많다. 한국감정원이 아파트 1만6480가구, 연립 6202가구, 단독 4820가구를 표본으로 하는 데 반해, KB국민은행은 아파트 3만327가구, 연립1786가구, 단독2382가구를 표본으로 한다.

반면 표본 주택수는 KB국민은행이 많지만, 조사범위(시·군·구)는 감정원이 261개로 KB국민은행(172개)보다 많다.

주간·월간 단위로 표본을 집계해 수치를 도출하다보니, 종종 오류도 발생한다. KB국민은행은 30일 월간주택가격동향을 발표하면서 2월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으로 지난달 발표했던 9억4798만원을 9억1461만원으로 수정했다. 약 3000만원이 넘는 오류는 표본 집계 과정에서의 실수에 의해 나타났다고 밝혔다.

표본이 다르고 집계 방식이 다르다 보니 시세작성 기관별 특징이 나타난다. KB국민은행은 4000여개 전국 공인중개업소의 의견을 묻기 때문에, 좀 더 시장 반영이 빠르고 호가 반영이 잘된다. 그래서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의 경우 감정원은 8억원대지만, KB국민은행은 집주인들의 호가가 많이 반영돼 고가 주택의 기준인 9억원을 넘어섰다.

해석자의 시점에 맞춰 통계가 ‘아전인수’식으로 해석되는 지 여부도 주목해야 한다. 표본을 통한 통계이기 때문에, 시장에 혼란을 줄 수 있는 급락·급등 등 이상거래는 배제하는데, 여기에 통계 기관이 입맛이 들어갈 수 있다.

 

 

실제 인용도 편의에 따라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국토교통부는 부동산 시장 규제에 따른 집값 안정에 대한 근거로 한국감정원의 통계를 주로 인용하곤 한다. 그런데 또 주택담보대출 규제 기준은 KB국민은행 시세를 사용한다. 이 과정에서 15억원 이상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피하기 위해 14억9000만원으로 계약서를 썼다 하더라도, KB국민은행 시세 기준 15억원 이상이면 대출을 받을 수 없다.

전문가들은 특정 기관 시세를 맹신해선 안된다고 강조한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어느 통계가 우월성을 가진다고 평가할 순 없다”면서 “주식시장에서도 지수가 여러 개 있듯 부동산도 마찬가지며, 각각 자신의 상황에 맞게 참고자료로 활용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KB국민은행 통계가 전국 4000여개 공인중개업소들에게 시장 흐름을 묻기 때문에 매매시장 향방이나 가격 반영이 더 빠르게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공인중개업소들의 호가가 과대 반영될 수 있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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